젊은 시절 외무고시를 보던 때의 일이다. 일본어 시험을 치르는데 문제 지문의 제목이 ‘後頭にも目を付けよう(뒤통수에도 눈을 달자)’였다. 다소 엉뚱한 제목이어서 고개를 갸우뚱했는데, 내용인즉슨 문을 열고 닫을 때 매너를 지키자는 내용이었다. 스프링 경첩이 달린 현대식 여닫이문은 사용이 편리하지만, 문을 연 후 그냥 놓아버리면 스프링 반동으로 강하게 제자리로 되돌아가면서 뒷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니 문을 이용할 때 뒤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자는 주장을 하면서 눈길을 끌기 위해 ‘뒤통수에도 눈을 달자’라는 제목을 단 것이었다. 중요한 시험에서 접한 글이라 그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, 얼마 뒤 누군가가 문을 열고는 그대로 휙 지나가면서 뒤에 있던 지팡이 짚은 노인이 되돌아오는 문에 부딪혀 넘어질 뻔하는 모..